아침 출근길에 횡단보도 신호등을 건너려는데
길 건너 쪽에 천원마켓이 보이고
유리창에 휘갈겨 쓴
“오늘 마지막”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마지막”이라고 하였으니
이 가게는 곧 정리가 될 것이다,
“오늘 마지막”이라고 하였으니
햇살은 마지막 발자국을 찍고 간 뒤였다
이 글씨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마음에는
오늘 각자의 마지막 날처럼 살라 하는
문신이 다시금 환하게 새겨질 것이다
파란 불의 신호등이 켜지기를 기다리자
후두둑 몇 방울의 빗방울이 듣는다
저 무심한 빗방울 사이로
분주히 새들이 날아간다
세상의 마지막 날처럼
정공량 시인의 <마음의 문신>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상인들의 목소리는
하나같이 크고 열정적이기만 하지요.
그렇게 매일, 최선을 다해 산다면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는 일도 줄어들지 않을까요?
우리 인생에도 종종
오늘이 마지막이란
간절한 피켓을 써 붙여두고 싶은
그런 때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