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에 들어왔습니다
일일이 별들을 둘러보고 오느라구요
하늘 맨 꼭대기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볼 때면
압정처럼 박아놓은 별의 뾰족한 뒤통수로만 보인다고
내가 전에 말했던가요
오늘도 새벽에 나를 업어다달라고 하여
첫 별의 불꽃에서부터 끝별의 생각까지 그어놓은
큰 별의 가슴팍으로부터 작은 별의 멍까지 이어놓은
헐렁해진 실들을 하나하나 매주었습니다
오늘은 별을 두 개 묻었고
별을 두 개 캐냈다고 적어두려 합니다
참 돌아오던 길에는
많이 자란 달의 손톱을 조금 바짝 깎아주었습니다
이병률 시인의 <살림>
밤하늘의 별들만큼이나
생각이 많아질 때가 있죠.
별과 별을 이어 별자리를 찾듯이
이 생각 저 생각을 이어봤다가, 잘랐다가, 다시 붙이는 사이
어스름한 새벽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떤 생각들은 휴지통으로 들어가고,
어떤 생각들은 해결되기도 하고...
고민이란 것은
머릿속 살림들을
정리해가는 일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