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30 (목) 거리의 식사
저녁스케치
2017.11.30
조회 348
하나의 우산을 가진 사람도 세 개의 우산을 가진 사람도
펼 때는 마찬가지
굶은 적 없는 사람도 며칠을 굶은 사람도
먹는 건 마찬가지

우리는 하나의 우산을 펴고 거리로 달려간다
메뉴로 꽉 찬 식당에 모여
이를 악물고 한 끼를 씹는다

하나의 혀를 가진 사람도 세 개의 혀를 가진 사람도
식사가 끝나면 그만
그릇이 비면 조용히 입을 닥치고

솜털처럼 우는 안개비도 천둥을 토하는 소나기도
쿠키처럼 마르면 한 조각 소문

하나의 우산을 접고
한 켤레의 신발을 벗고

하나의 방을 가진 사람도 세 개의 방을 가진 사람도
잠들 땐 마찬가지
냅킨처럼 놓인 침대 한 장

이민하 시인의 <거리의 식사>


이미 갖고 있지만
디자인이 예뻐서 하나 더 사고...
나중에 필요할지 몰라 하나 더 사고...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물건을 사게 될 때가 많죠.

아무리 가진 것이 많아도
한 번에 쓸 수 있는 양은 한정돼 있는데...
우리는 행복을 채운다며 욕심만 채우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