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13 (수) 물 - 어머니학교 12
저녁스케치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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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 잘 나오라고
지붕에 삐딱하니 세워논 접시 있지 않냐?
그것 좀 눕혀놓으면 안 되냐?
빗물이라도 담고 있으면
새들 목도 축이고 좀 좋으냐?
그리고 누나가 놔준 에어컨 말이다
여름 내내 잘금잘금 새던데
어디다가 물을 보태줘야 하는지 모르겄다
뭐가 그리 슬퍼서 울어쌓는다니?
남의 집 것도 그런다니?

이정록 시인의 <물 - 어머니학교 12>


어머니의 말씀에는
삶의 애환이 있고, 철학이 있고,
우스운 듯하면서도 아프게 꼬집는 데가 있지요.
그러면서도 사소한 일에서도 배려가 느껴집니다.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우리는 담백하면서도 욕심없는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