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16 (토) 산다는 것은
저녁스케치
2017.12.18
조회 391
감자 주문 전화를 받으면서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머리를 꾸벅거리는 아내

눈앞에 사람도 없는데
왜 머리를 꾸벅거리느냐고
내가 여러 번 말했는데도
그 버릇, 아직도 못 고치는 아내

사람은 모두
남의 덕으로 사는 건데,
머리 꾸벅거리는 게
무어 이상하냐고
오히려 나를 바라보는 아내

머리 숙일 줄 모르고
거들먹거리며 돌아다니는 나를
다 안다는 듯이·······

서정홍 시인의 <산다는 것은>


사랑하고, 사랑 받고,
기대고, 받쳐주며,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삽니다.
그래서 산다는 건 누군가에게 빚을 지는 일이라고 해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사를 하는 건
내가 진 빚을 갚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일 중에 하나가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