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길목에서
한 해를 접는 어느 날 비가 내린다.
지난날을 되돌아 볼 겨를도 없이
가을은 가고 벌써 겨울이 온다.
겨울에 내리는 비
밭에도 산에도 대지 위에도
사람들의 마음에도 내린다.
메마른 마음에 내린 비 때문에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을 다시 연다.
신순균 시인의 <겨울비>
요 며칠 요란한 가을비가 내렸어요.
툭.툭. 메마른 낙엽이 비를 맞는 소리가
얼마나 아프게 들리던지요.
가을 내내 괜찮다...괜찮다...
꼭 부여잡고 있느라 바싹 말라버린 마음,
낙엽이 온몸으로 내는 그 소리에
그만 툭.툭. 내려앉고 맙니다.
부디 마음의 메마름을 적셔주는 비였길,
다시 힘을 내서 내일을 여는 밑거름이 되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