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사랑을 찾는 방법 하나는
노래하며 걷거나
신발을 끌며 느릿느릿
걷는 것이다
저를 모르시겠어요, 눈물을 훔치며
손목을 잡는 버드나무가 있을라
마침 흰구름까지 곁에 와 서서
뜨거운 낯이 한층 더 붉어진 소나무가 있을라
풀섶을 헤치며 나오는 꽃뱀이 있을라
옛사랑은 고개를 넘어오는
버스의 숨 고르는 소리 하나로도
금강운수 강원여객을 가려낸다
봉양역 기적 소리만으로도
안동행 강릉행을 안다
이젠 어디서 마주쳐도 모르지
그런 사람 찾고 싶다면
노래를 부르거나, 신발을 끌며 느릿느릿
걸을 일이다
옛사랑은 라디오를 듣는다.
윤제림 시인의 <옛사랑은 라디오를 듣는다>
오래전...
함께 듣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혹시 그 사람도 어딘가에서
나와 같이 라디오를 듣고 있지 않을까...
지금 이 노래를 들으며
나를 떠올리고 있지는 않을까...
문득 찾아온 아련한 감정에
발걸음이 느려지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