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서로 깔깔거리며 지낼 나이가 지났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주머니의 자갈을 끄집어내어도 자꾸 자갈이 생긴다는 뜻이다
오래된 건물들이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사실이다 벽들은 저마다의 표정을 가지고 있다 간혹 건물들이 울면 사람들은 이유 없이 어두워진다
명랑함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마음에 들지 않던 보조배터리를 극장에서 분실하고 찾으러 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들이 너를 버린 게 아니다
견고했던 것들도 깨어진다는 것을 차츰 알아간다 사람들 사이에 끈이 있는데 당기거나 당겨진다 예전에는 그걸 몰랐었다
허준 시인의 <친밀감의 이해>
평생 친구라고 여겼던 사람과도
순간에 멀어질 수 있다는 알게 됩니다.
‘그만 만나자’고 인사 없이도
자연스레 연락이 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견고하던 관계가
작은 실금으로 깨질 수 있음을
우리는 살아가며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