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가 바뀌어 너는 다섯 살 언니는 일곱 살
봄마다 바뀌는 어린이집 선생님 불안해라
낯가림 심한 우리 아기 얼마나 힘들까
말도 못 하고 듣지도 못하는 아기 미워하진 않을까
이 생각 저 생각에 뒤척이다 담임선생님께
잘 돌봐 달라는 간절함 담은 긴 장문의 편지를
눈물로 얼룩진 편지를 쓴다
개나리꽃 피고 진달래 꽃망울 벙근
어린이집 담장 곁에 할미꽃 수십 송이가
겸손하게 고개 숙인 세월의 나이테로 피어난 봄날
걱정하지 마시라고 할미 맘 위로하는 선생님
너는 개나리꽃, 선생님은 진달래꽃, 할미는 할미꽃처럼
꽃피는 봄날만 같으라고 축수하고 돌아섰다
허정분 시인의 <할머니 편지>
집에만 있던 아이들이
다시 어린이집, 유치원에 간다고 하니까
또 다른 걱정이 몰려옵니다.
밥은 잘 먹을지, 친구들과는 잘 지낼지,
엄마 찾으며 울지는 않을지, 선생님과는 잘 친해질지,
부모는 그저 자식이 품 안에 있어도 걱정, 밖에 나가도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