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2 (화) 나의 여름
저녁스케치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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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궁화 피었다 큰길가에 흰꽃, 분홍꽃
나는 다시 꺼내 입은 남방과 무궁화 빛깔이 퇴색한 게
함께 마음에 걸리지만

버스를 내려서는 순간 꽃을 보고 아, 여름이구나 했다
걸어 한시간쯤 가는 곳에 나의 여름은
한적한 냇물과 자꾸 물길 바꾸는 장난기도 숨기고 있어 맨발로
모래밭 낙타처럼 건너가면 현기증 아른대는 저 멀리, 갈대와
이름 모를 둔치 식물 우거진 그 너머

어제의 세찬 소나기가 어디쯤
새 모래톱과 내가 거기 잠수했을 때 내릴지도 모를
오늘의 소나기를 물 속에서 거꾸로 올려볼 수 있도록
깊은 웅덩이를 만들었을까. 가슴 설레는 여름이 왔다

혹 소나기가 안되면 물 속에서 꾹 참고
뭉게구름 쳐다보기도 좋다고, 그리고 남방은 몸과
아주 친숙하고 무궁화는 아침이면 연달아 새로 피어난다는 것
기억해내며 휘파람이라도 불고 싶어졌다

이면우 시인의 <나의 여름>


나뭇잎은 날이 갈수록 짙어지고
공기의 습도는 더해집니다.
가벼운 산책에도
목덜미 땀방울이 드문드문 맺히는 것을 보니
여름이 오고 있구나 싶습니다.
계절 중 가장 활기찬 여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