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이 할머니댁 돌복숭아나무, 새끼를 다닥다닥 달았다
“아고야, 이기 그래 좋다네요”
“올갠 마캐 쌍둥이다*”
“무르팍에도 직빵이라 카데예”
“내는 고븐 꽃 실컷 봤다. 열매는 니 하그라”
배냇귀 잡순 할머니 말씀, 샛길로 날려도 직진이다.
권선희 시인의 <쨍>
듣지 못하는 할머니지만
복숭아가 탐나는 사람 마음은 훤히 꿰뚫어보십니다.
“나는 고운 꽃 실컷 봤으니 열매는 니 가져가거라.”
투박하게 말씀하셔도 마음 써주신 게 고스란히 느껴지지요.
어떤 마음은 그래요.
두 눈으로 보지 않아도 보이고
에둘러 표현해도 다 알아들을 수 있죠.
마음으로 보아야 더 잘 들리는 말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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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갠 마캐 쌍둥이다 : 올해는 모두 쌍둥이 열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