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6 (수) 강적들
저녁스케치
2020.05.06
조회 513
의자 모서리에 다리를 부딪혔다
의자 모서리는 그대로인데
내 다리가 찢어졌다

책이 발등으로 떨어졌다
책은 멀쩡한데
발등에 멍이 들었다

땅바닥에 넘어졌다
땅은 아무 이상이 없는데
내 무릎만 깨졌다

스타킹을 신다가
스타킹 고무줄은 생생한데
손을 베었다

꼭 딱딱한 것들한테만
당하는 줄 알았는데
야들야들한 것들도
칼날을 숨기고 있다

세상에 만만한 것들이 없다

신미균 시인의 <강적들>


부드럽고 유순한 사람이라고
막 대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남보다 잘 참는 사람,
남보다 이해심이 많은 사람은 있어도
세상에 만만한 사람은 하나도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