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은 어디를 보고 있을까
라일락이 한창인 공원 벤치를 버려두고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콧잔등에 앉아, 무엇을 생각하는지 한 번도 묻지 않았다
몇 시간 한자리에 매달린 노동
초점이 흐려지고 졸음이 안경을 들락거리면
예민한 눈이 안경의 마음을 읽어내고
안경의 두 다리를 접었다
안경을 가장 잘 아는 눈
안경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안경점에 가면 나와 안경과의 거리는
지난해보다 더 멀어져있다
너무 혹사시키지 마세요
안경점 아저씨가 안경을 그만 부려먹으라고 충고한다
늦은 밤, 연신 하품하는 안경
그만 안경을 재워야겠다
마경덕 시인의 <몸에게 빚지다>
우리는 정말
특별히 잘 해주는 것 없이
몸에게 빚만 잔뜩 지고 있네요.
오늘은 나를 위해 애쓰는 몸을 위해
좋은 음식과 충분한 휴식을 선물해줘야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