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2 (목) 비장의 무기
저녁스케치
202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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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골목
어기적어기적
폐지 줍는 할머니의
손수레가

임시 번호판도 떼지 않은
새까만 외제 차의 옆구리를
쓰윽
긁으며 지나간다

차 주인이
울그락불그락
펄펄 뛰며
고함을 지른다

할머니가 느릿느릿
허리를 펴고
뒤돌아서

무표정하게
차 주인 어깨 너머

나뭇가지의
새를
본다

신미균 시인의 <비장의 무기>


실수했다거나
누군가가 싫어하는 일을 했을 때
잔소리를 가장 적게 듣는 방법은 비장의 무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가 아닐까 싶네요.

어찌할 수 없는 것을 어쩌겠나요.
그저 먼 곳을 바라볼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