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7 (금) 능선
저녁스케치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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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개 넘으면 또 한 고개
저걸 언제 다 넘노,
그런 길 지나며 아버지 등 휘었습니다
그런 길 지나며 어머니 허리 굽었습니다

몇 개의 봉우리를 넘었습니다
앞만 보고 오르다 돌아보지 못한 뒤
문득 돌아보다 소스라칩니다
산등성이 하나 아버지 등 같고,
산등성이 하나 어머니 허리 같아,

능선을 인생이라 치면
긴 이음으로 온 산 한 길이 됩니다
능선을 넘으면 간혹 눈물이 납니다
나도 닮아가기 때문입니다

오르고 내리다 만난 하산 길 이정표
저걸 언제 다 넘었노,
긴 숨으로 풉니다

조성범 시인의 <능선>


너무도 까마득해
불가능해 보였던 일도
결국에는 해내고 맙니다. 이겨냈습니다.
손이 부르트고, 허리가 휘어져도
능선 하나를 넘고 또 넘다보면
하산하라는 이정표가 보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