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18 (토) 벽창호
저녁스케치
2020.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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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 위해 낡은 벽지 떼 낸다
오래된 벽지는 고집이 세다
벽에 찰싹 붙어서
벽과 한 몸으로 살아온
지가 벽인 줄 아는 벽창호의
완강한 저항은 몸 지치게 하고
일 더디게 한다
동요하는, 고달픈 현재여
가까운 미래를 위해 악착같이
과거의 아집을 떼 내야 한다

이재무 시인의 <벽창호>


오래된 벽지는
처음부터 벽과 한 몸이었던 것처럼
벽에 찰싹 붙어있습니다.

벽과 떨어져
롤로 둘둘 말려 지낸
과거는 아주 잊어버린 듯 하죠.

아무리 악착같아도
빛바랜 것들은 떼어내야 합니다.

그 과정이 곤욕스러워도
다 떼어내고 나면 후련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