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에 써야지 하고
깊이 보관해둔 그릇들이 나왔다
다음에 입어야지 하고
아껴둔 옷가지들이 나왔다
다음에 읽어야지 하고
밑줄 싯벌건 책장도 싯누렇다
다음에 이 담에
그런 날 그런 기회
와주긴 할랑가?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로 오랜만이 아니도록
문득 그리고 자주 와 주어라.
유안진 시인의 <문득 그리고 자주>
좋은 날을 기다리며
마냥 아끼기보다는
아끼던 그릇과 옷들을 꺼내
지금을 좋은 날로 만들어 봐요.
그런 날, 그런 기회를
우리가 만들어가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