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의 빗물에도
온 몸의 주름을 펴며 안아주는 호수
그 흔들림으로 당신을 천천히 불러봅니다
당신은 웃고 있나요
숨죽이며 간신히 숨을 등이 쉬던 선창가에서
당신은 내게 왔지요
입술이 말랐던가요
비가 왔던가요
가로등 불빛이 얼굴의 그림자를 스쳐
잔잔하게 뒷걸음쳤지요
사랑하고 마침내 미워하게 된
몇 자락 살아왔던 이야기
끝내 삭정이로 스러져 가는
우리네 저 아득한 자리
아득하여서 오늘은 훨씬 가까운
당신의 벅찬 이름
강형철 시인의 <눈인사>
사랑은 눈인사로 시작해
눈인사로 끝난다는 말이 있지요.
다정하게 눈 맞추며 다가왔다가
서로의 눈을 어색하게 피하며 끝나게 되는 것.
그게 사랑인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