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잠자리 서너 마리
누렇게 날아다니는
가을날
비쩍 마른 감나무 한 그루
홍시들 가지 가지
찢어지게 익어가고
그늘에 들면 몇 없는
이파리 한 장 한 장 울긋불긋
바람 만들고
홍시 따 먹는 것보다
홍시 따 주시던 외할머니
외로운 생각에 멍청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네
외할머니 얼굴 보듯
그때
높은 가지에서
투욱 떨어진다 홍시 하나
서늘하다
문충성 시인의 <홍시>
어쩌다가 찾아뵈면
집안에 있던 맛있는 음식은
모두 손주에게 갖다 주시던 할머니셨죠.
손주를 사랑하는 마음이
감나무의 홍시처럼 주렁주렁 달렸던..
우리 할머니가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