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오지 않는 사람을 한 없이 기다리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지
그 기다림이 의미하는 걸 생각지 말고
오늘도 그냥 책상에 앉아
가난한 편지를 쓰며
그 가난한 마음으로 가슴 따듯해질 수 있다면
가끔은 마음 한 곳이 텅 비어 있어
누군가 와서 채워주지 않으면
마음 아파할 때가 있지
혼자서 산길을 걸으며
누군가 옆에
그림자 하나쯤으로라도 서 있었으면 하는 때가 있지
가끔은 나도 창가에 앉아 마냥 기다리고 싶을 때가 있지
오지 않아도
올 것만 같아도
올 것 올 것 올 것만 같아도
괜찮다고 생각한 적이 있지
정대호 시인의 <혼자서 기다리는>
일어날 수 있는 최선의 상황과
벌어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번갈아 그리며
누군가를 기다려본 적이 있죠.
그런 기분 좋은 설렘은 쉽게 오지 않으니까...
'가끔은 오지 않는 사람을 마냥 기다려 봐도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