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 달에 한번쯤 잠시 거처를 옮겼다가 되돌아오는 습관을 버거워하면 안된다
서너 달에 한번쯤, 한 세 시간쯤 시간을 내어 버스를 타고 시흥이나 의정부 같은 곳으로 짬뽕 한 그릇 먹으러 가는 시간을 미루면 안된다
죽을 것 같은 세 시간쯤을 잘라낸 시간의 뭉치에다 자신의 끝을 찢어 묶어두려면, 한 대접의 붉은 물을 흘려야 하는 운명을 모른 체하면 안된다
자신이 먹는 것이 짬뽕이 아니라 몰입이라는 사실도, 짬뽕 한 그릇으로 배를 부르게 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을 타이르는 중이라는 사실까지도
이병률 시인의 <여전히 남아 있는 야생의 습관>
좋아하는 일에
시간 들이는 것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시하고 보잘 것 없는 일이어도
나의 영혼이 잘 찌고 배부를 수 있다면...
기꺼이 그 일을 해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