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냄비에 밥을 한 적이 있다
뜸 들이는 시간을 알지 못해
뚜껑을 몇 번 여닫았더니
설 익은 밥이 무덤처럼 솟아 있었다
살다보면
뚜껑 열리는 일이 있다
잘잘못을 고민할 틈도 없이
생쌀처럼 설익은
말과 행동이 터져 나올 때가 있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크고 작은 생각의 차이로 열 받는
육신의 뚜껑을 열기 전
마음에 뜸을 들이는 시간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이안 시인의 <뚜껑을 열다>
열 받는다고 뚜껑 함부로 젖혀버리면
정말로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 오겠죠.
내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성급하거나 경솔한 행동은 아닐까,
뚜껑 열기 전에 뜸 한 번 들여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