떫고 아리던 풋대추
비바람 태풍에 시달리다
한여름 태양에 붉게 몸 태우고
가을 서릿발에 오그라들며 알았네
삶의 절정이 지금이라는 것을
산등성이에 올라 세상사 굽어보듯
돌아보는 삶
밥알 넣어주기 바쁘던 품속의 아이들 떠나고
욕망 삼키고 야심 잠재운 늦가을
흐르는 구름처럼 평안하기만 한데
언제 지금처럼 평온한 날 있었나
이제야 알았네
쪼글쪼글 붉은 대추 속살
달콤한 연유를
나이 칠십에.
이길원 시인의 <늙은 대추>
세차게 내린 비와
뜨거운 햇볕을 견딘 대추가
늦가을에 가장 큰 단맛을 내듯이
우리의 삶도 나이 들수록 달콤해졌으면 합니다.
생애 가장 짙은 색과 가장 깊은 향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