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의 앞산과 뒷산은
일찌감치 제천의 시멘트 회사에서
山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상고머리로 깎아버렸다
그때는 그 사실을 몰랐다
산에서 나오던 그 허연 석회를 무쇠솥에 볶아야
시멘트가 된다는 사실을
마흔이 넘어서야 기억하려 했지만
기억은 복원 되지 않았다
산이 단발령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
내 기억도 함께 잘려 나간 것이다
사람도 그런 것이다
변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바라보고 있으면
그 사람의 좋은 모습은 다시 기억 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게
그런 것이다
다 그런 것이다.
서봉교 시인의 <그게 그런 것>
어떤 사람이 전과 달라졌다는 걸 느끼면
처음에는 어떻게든 그 이유를 찾으려고 애씁니다.
바로 잡아주려고 해보고 이해하려고도 하죠.
하지만 계속해서 좋지 않게 변해가는 사람은
그냥 마음에서 놓아버리게 됩니다.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도 괴로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