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실이가 뒷다리로 일어서서
창틀에 앞발 올려놓고
방 안을 들여다본다
집 안이 조용해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나 보다
오후 늦게 마신 커피 덕분에
밀린 글쓰기에 한동안 골몰하다가
무슨 기척이 있어
밖으로 눈을 돌리니
밤하늘에 높이 떠오른
보름달이 창 안을 들여다본다
모두들 떠나가고
나 홀로 집에 남았지만
혼자는 아닌 셈이다
김광규 시인의 <나홀로 집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마음이 외로우면 혼자 있는 것과 같습니다.
반면에 나 홀로 집에 있어도
마음이 충만하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죠.
오늘도 지는 해는 다정한 저녁인사를 건네고
라디오는 나긋한 친구가 되어줍니다.
혼자 있지만 혼자 있지 않은 저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