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와 한바탕하고
가방 싸서 집 나간 엄마
그래 나 없이 어디 잘살아 봐라
되는대로 몇 자 적어 놓고
참말이지 삼대 구 년 만에
훌쩍 친정집 기차 탄 엄마
나쁜 가시나
돈 처들여 키워놨더니
따박따박 따지고 들기나 하고
사과 안 하면 내 절대 오나 봐라
딸도 엄마도 며칠째 신경전인데
가시내야, 그게 아니란다
니들은 머리로 엄말 대하지만
엄만 가슴이 먼저란다
늘 그게 먼저란다
고증식 시인의 <가슴이 먼저>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지만
‘내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어찌 저러나’
참 미울 때도 많지요.
사랑의 줄다리기에서는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지는 거라던데...
가슴이 먼저인 부모는
오늘도 자식에게 져줄 수밖에 없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