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럽게 따라다니는
세월의 밑바닥으로부터 삶을 건져 올리는
숨비소리는
살아가는 게 살아가는 게 아니라서
한이 맺힌 곳에 또 한을 맺게 하는 삶을 씹어 뱉는
모든 삶의 근거를 되묻는 말같이
죽은 줄 알았던 내 안의 내가 울기 시작하는 것같이
바다를 거울삼아 자맥질하는 말문이 막히는 소리,
생의 바깥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소박하고 선량한 눈물이고 아픔인 소리 같다, 이런 슬픔이
전복이며 고동, 성게까지
죽지 못해 이어가는 삶까지
지나가 버린 낮과 밤까지
수평선에 빨래처럼 걸쳐놓고는 위험을 무릅쓰고
바닥을 헤엄쳐 다니느라 숨이 잦아드는 헛바람 새는 소리
독사같이 모질고 매몰차다
박종국 시인의 <숨비소리>
긴 시간 잠수를 한 해녀들이
물 밖으로 올라와 ‘휘이-’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를 숨비소리라고 하죠.
참았던 숨길이 드디어 터지는 소리,
숨비소리는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이자,
울음 대신 쏟아내는 아픔의 탄식이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