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 (화) 반지
저녁스케치
2019.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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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고 있던 반지를 벗었다

희미한 자국이
조금 슬픈 듯 자유로워 보였다, 처음

반지를 끼던 날이 생각났다

당신 때문이라고 밀어붙이지만
내 스스로 테두리를 만들었다는 걸

빠져나와보면 너도 알겠지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었다는 걸,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저 강기슭 너머까지 우리를 옭아매던 그때도
꼭 나쁘지만은 않았지

반지는 반지대로 손가락은 손가락인 채로
가끔은 공유했던 외로움을 서로에게 끼우며

반지는
테두리를 더 고집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향 시인의 <반지>


오랫동안 끼고 있던 반지를 빼면
손가락에 짙은 반지자국이 남지요.
한 동안은 반지 없는 테두리가 허전해도
시간이 지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겁니다.
반지 자국은 상처도, 흉터도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