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의바람꽃이 고개를 든다
해가 나오려나보다
개가 고개 숙이고 저녁밥을 먹는다
개밥바라기별이 뜨려나보다
달개비 마디가 땅에 닿는다
뿌리를 내리려나 보다
떡갈나무가 누런 잎을 떨어뜨린다
새싹이 움트려나보다
두 살배기 아기가 처음 말을 한다
6천번을 들었나보다
마침내
세상이 움찔!
한 순간이 없다면 한 생도 없을 것이다
천양희 시인의 <한 순간은 어디서 오나>
들꽃이 고개를 들고,
해가 지고,
골목에 고양이가 어슬렁거립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날에는
아이가 학교에 가고, 졸업을 하고,
우리 이마에 희미한 주름살 하나가 생기는 것이죠.
작은 순간들이 모여 하루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한 생이 만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