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글쎄
내가 아이들이 흘린 밥을 주워 먹고
먹다 남은 반찬이 아까워
밥을 한 그릇 더 먹는 거야
입고 싶은 옷을 사기 위해 팍팍 돈을 쓰던 내가
아예 옷가게를 피해가고
좋은 것 깨끗한 것만 찾고
더러운 것은 내 일이 아니었는데
그 반대가 되는 거야
아이가 사달라고 하면
줄서는 것도 지키지 않아
예전에 엄마가 그러면
엄마! 핀잔주며 잔소리를 했는데
내가 그렇게 되는 거야
아이가 까무러치게 울면
이해할 수 없어, 아무데서나 가슴을 꺼내
젖을 물리는 거야
뭔가 사라져가고
새로운 게 나를 차지하는 거야
이런 적도 있어
초록잎이 아이에게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이가 아픈 거야
그래서 공터에 가서 풀을 베다가 침대 밑에 깔아주기도 했어
엄마도 태어나는 거야
이성이 시인의 <엄마가 된다는 것>
어려서는 엄마가
날 때부터 엄마인 줄 알았지만
시간이 흘러 아이를 낳고 키워보면 알게 되죠.
자식을 돌보면서 엄마가 되어간다는 것을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