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이나 세월에게 속아보니
요령이 생긴다 내가 너무
오래 산 계절이라 생각될 때
그때가 가장 여린 초록
바늘귀만 한 출구도 안 보인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매번 등 뒤에
다른 광야의 세계가 다가와 있었다
두 번 다시는 속지 말자
그만 생을 꺾어버리고 싶을 때
그때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보라는
여름의 시간 기회의 시간
사랑은 한 번도 늙은 채 오지 않고
단 하루가 남았더라도
우린 다시 진실해질 수 있다
송경동 시인의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길은 하나가 아니라는 걸 경험으로 알면서도
우리는 비슷한 상황 앞에서 다시 좌절할 때가 많죠.
이제는 세월에 속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 앞이 벽이라면
그 옆으론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꼭 기억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