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아가씨’도
‘연분홍 치마’도 2절이 좋더라
1절에서 겨우 목청 푼 슬픔이
2절에 가서야 시리게 늑골로 스며들지요
산길 가다보면 가슴에 이름표 매단 나무들
이름 밑에 간단한 약력도 곁들였는데요
‘국수나무’가 1절이라면
‘장미과’ 이름보다 조금 낮은 목소리가 2절이지요
1절의 그늘에 살짝이 숨어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게 2절이지요
속치마 바람에 맨발이 부끄러운 백목련 꽃말 같은 거지요
사랑도 2절이 좋다는 말에 반짝 이슬 같은 당신은
2절의 사랑까지 아프게 다녀온 사람이지요
당신은 분명 장미과예요
이화은 시인의 <세상의 모든 2절>
1절만 부르고 끊는 노래는
어딘지 모르게 아쉽습니다.
2절까지 다 들어줘야
그 노래의 참맛을 알 수 있죠.
우리의 인생도 2절까지는 가봐야
내 노래의 진짜 장르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클라이맥스의 후렴구는 2절에 가야 나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