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 11 (화) 작은 주먹
저녁스케치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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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쥐고 있을까 잠든 아기는
손가락 말아쥐고 잠든 아기는
이제 막 도착한 세상에 대해
무엇을 꿈꾸고 있을까
깨어서 울음밖에는 웃음밖에는 모르는
최초의 언어를 향해 걸음마도 떼어놓지 못한 아기는
무엇을 움켜쥐고 잠들었을까, 잠들었을까
손가락 하나하나 헤쳐보면 아무것도 없고 보이지 않고
어김없이 다시 감겨져
향기로만 오고
부드러운 감촉으로만 오고
좀처럼 선뜻 보이지 않는
완강하게 세상을 향해 말아쥐고 있는
잠든 아기의 주먹, 작은 주먹 속에는

정종목 시인의 <작은 주먹>


아가들이 손을 보면
무언가를 쥐고 있는 듯이
동그랗게 움켜쥐고 있지요.
그런 손을 보며 생각합니다.
아기들이 자랐을 때는
주먹을 쥘 일이 없다면 좋겠다고.
너무 가지려고 애쓰지도 말고
누군가와 싸워야할 일도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