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문고리에 손을 가져갈 땐 항상 혼자였습니다. 죄송하게도 난 아무것도 갖지 못했고, 슬픈 집에서 가지고 나온 연민과 내가 서 있는 샛길이 전부였습니다. 들키지 않은 채 절반도 감기기 전에 끊어진 청춘
내 사랑은 나를 넘어뜨리고 달려가 버린 것들 중에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이제 그것들은 내 눈에서 흐르지 않습니다. 지겹게 내뱉었던 인사말, 수화기를 내려놓으면 팔꿈치가 져렸습니다.
간직하기에 너무 힘든 나는 섬이었고, 결국 섬은 내 마음 밖으로 나가주질 않습니다. 무덤덤하게 몰아쳤던 시퍼런 파도야 잘 있거라. 허전한 기억들아, 당신에게조차 가기 힘들었던 겨울이었습니다. 잊기 힘든.
고맙습니다.
최근에 만난 분 중에 가장 희망적이었습니다.
허연 시인의 <최근에 만난 분 중에 가장 희망적이셨습니다*>
희망적인 사람을 만나면
덩달아 희망을 갖게 됩니다.
희망적인 사람의 곁에 있고 싶어요.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고 말이죠.
* 권진규의 편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