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16 (목) 이생
저녁스케치
20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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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나 되고
내가 엄마 되면
그 자장가 불러줄게
엄마가 한 번도 안 불러준
엄마가 한 번도 못 들어본
그 자장가 불러줄게

내가 엄마 되고
엄마가 나 되면
예쁜 엄마 도시락 싸
시 지으러 가는 백일장에
구름처럼 흰 레이스 원피스
며칠 전날 밤부터 머리맡에 걸어둘게

나는 엄마 되고
엄마는 나 되어서
둥실

하재연 시인의 <이생>


엄마가 준 사랑을 이생에는 다 갚을 수 없어서
다음 생에 엄마가 내 딸로 태어나면
엄마가 나에게 해줬던 것만큼
아니, 내가 엄마에게 잘 해줄텐데
꼭 그렇게 만났으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