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이 지는 열흘을 묶었다
꼭대기에 앉았다 가는 새의 우는 시간을 묶었다
쪽창으로 들어와 따사로운 빛의 남쪽을 묶었다
골짜기의 귀에 두어 마디 소곤거리는 봄비를 묶었다
나의 어지러운 꿈결은 누가 묶나
미나리처럼 흐르는 물에 흔들어 씻어 묶을 한 단
문태준 시인의 <묶음>
더위가 이렇게 빨리 찾아오다니...
할 수만 있다면
봄의 끝자락을 묶어다
한 방 쪽에 고이 모셔 놓고 싶어집니다.
좋은 시간들, 행복한 순간들,
꼭 묶어뒀다가 나중에 펼쳐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