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아니라
잎으로 돋는다
꽃으로 나서기보다
잎으로 받쳐 드린다
꽃처럼 피었다 지기보다
언 땅에 먼저 트고 나중에 지는
나는 잎으로 살리라
푸른 나무 아래서
너는 말하리라
꽃이 아름다웠다고
떨어져 뿌리를 덮으며
나는 말하리라
눈부신 꽃들도 아름답지만
잎이어서 더 푸르른 삶이었다고
박노해 시인의 <잎으로 살리라>
꽃처럼 화려한 삶도 좋지만
잎처럼 푸른 삶도 의미가 있죠.
연약한 꽃의 든든한 받침이었다가
시간이 되면 나무뿌리와 흙의 이불이 되는 삶,
뒤에서 오래도록 푸른, 잎으로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