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10 (수) 오랜 당신
저녁스케치
2019.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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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맞아 봐도 되겠습니까
비에게 묻는다
비가 놀라지 않도록
놀라 부스러지지 않도록

한 번 안아 봐도 되겠습니까
바람에게 묻는다
바람이 팔 벌려 달려오도록
길 잃어 다른 가지 흔들지 않도록

한 번 만져 봐도 되겠습니까
꽃에게 묻는다
살포시 때맞춰 몸 사릴 수 있도록
그 홍조에 다소곳 벌 나비 날아들도록

최영철 시인의 <오랜 당신>


너무 갑자기 다가가면
혹시 놀라지는 않을까 배려하는 마음,

오고 싶을 때 언제든 달려올 수 있게
포근한 둥지를 만들어두는 마음,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에
이런 고운 마음을 갖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