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구름도, 바람도, 햇살도 아니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꽃도, 나무도, 별도 달도 아니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미움도, 원망도, 회한도 아니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사랑도, 미련도, 눈물도 아니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첫봄처럼 괴나리봇짐을 메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타오르는 꽃불을 들고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사람을 사랑한 사람들이
문을 열고 문을 통하여
손에 손을 잡고 어깨동무를 하고
지나가네, 사람 사는 세상이네
진란 시인의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
머물러 있는 것은 없습니다.
좋은 시간도 머무르지 않기에
마음껏 즐겨야하구요.
나쁜 시간도 머무르지 않기에
마냥 미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기 사람이 지나가고,
이렇게 또 한 달이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