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은 쉽게 빵과 집으로 나뉠 수 있다
큰길가 유리창에 두 뼘 도화지 붙고 거기 초록 크레파스로
아저씨 아줌마 형 누나님
우리 집 빵 사 가세요
아빠 엄마 웃게요, 라고 쓰여진 걸
붉은 신호등에 멈춰 선 버스 속에서 읽었다 그래서
그 빵집에 달콤하고 부드러운 빵과
집 걱정 하는 아이가 함께 살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나는 자세를 반듯이 고쳐 앉았다
못 만나 봤지만, 삐뚤빼뚤하지만
마음으로 꾹꾹 눌러쓴 아이를 떠올리며
이면우 시인의 <빵집>
내가 산
작은 물건 하나가
누군가의 미소가 될 거란 생각은
자주 하지 못한 거 같아요.
빵집, 슈퍼마켓, 꽃집,
가게에는 물건도 있지만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