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25 (월) 웃는 울음
저녁스케치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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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 한 개비로 세상을 밝힐 수 있으리라
믿었던 날들이 내게는 있었다
꽃씨 하나로 꽃을 피울 수 있으리라
믿었던 날들이 내게는 있었다
마음 하나로 사랑을 지킬 수 있으리라
믿었던 날들이 내게는 있었다

깨어진 믿음은
나를 웃으면서 울게 했다
웃는 울음을 주었다

천양희 시인의 <웃는 울음>


사람을 굳게 믿었던 때,
사랑을 의심하지 않던 때,
지금은 막막해도
언젠가 가진 꽃씨 하나로
꽃밭을 만들 수 있을 거란
큰 희망을 품었던 날들이 있었죠.

하지만 사람에게 다치고
높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면서
거리를 두고, 선을 긋고,
또 꿈의 크기도 줄여갑니다.

허탈한 웃음과 함께 흐르는 눈물...
그렇게 세상을 배워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