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면서 무어라고 하는지
새벽길에 나서서 서리 앉은 한길에
앉아보았지
갈비뼈가 가지런하듯
겨울은 길어 차분하게 정이 들고
긴 겨울 동안 매일의 새벽은
이러한 고요를 가지고 왔던가
매 새벽마다 이걸 가져가라 함이었던가
왜 그걸 몰랐을까
겨울은 가면서
매 새벽마다
이 깨끗한 절망을
가져가라 했던가
꽃씨처럼
꽃씨처럼
장석남 시인의 <겨울이 가면서 무어라고 하는지>
지나가는 모든 것들은
무언가를 남기고 떠나갑니다.
이번 겨울도 우리에게
분명 남기는 게 있을 거예요.
새벽의 고요함,
코끝이 시리도록 상쾌한 공기,
얼었던 발끝이 녹는 찌릿함...
그 안에서 느꼈던 행복, 감사 같은 겨울의 선물을
고이 간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