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지친 구두를 끌고 돌아온 날
어머니는 저녁 밥상에 생선 하나를 올려놓으셨다
짭조름한 비린내가 식욕 돋웠다
자분자분 뒤집는 젓가락질에
비로소 드러나는 눈부신 속살,
어머니는 아무 말씀 없이
그저 하얀 이밥 위에 생선살을 올려주셨다
그날 밤, 나는
날아다니는 물고기가 되었다
김윤이 시인의 <비어秘語>
따끈한 밥 한 숟가락 뜨면
어머니가 흰 생선살을 살포시 올려주시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고생 많았지, 많이 먹어라” 말하지 않아도
어머니의 그 다음 말을
다 알 것 같았던 저녁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