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작을 패보니 알겠다
나무는 내가 쪼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가슴 여는 것임을
곧게 잘생기고
결이 고운 나무들은
굳이 마당쇠가 내려찍지 않아도
결 따라 순순히
향긋한 가슴을 내어주지만
굵은 옹이를 지니고
천성이 뒤틀어진 놈들은
열 번 찍어도 넘어가지 않는다
소통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순한 결을 내어주는 일이리
혹 누군가 다가와
내 마음 두드릴 때
수많은 옹이들을
낡은 훈장처럼 끌어안고
배배 꼬인 마음결로
그의 도끼자루나 부러뜨리지 않았으면 싶다
이채 시인의 <소통>
누군가 마음의 문을 두드렸을 때
상처를 핑계 삼아 밀어내지는 않았는지...
일부러 가시 같은 단어들을 골라 내뱉고
귀를 닫아버린 적은 없는지...
내 마음에 난 결들을 들여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