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1 (월) 그냥
저녁스케치
2019.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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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이라고 말해보세요
내 몸이 가벼워져요
발목을 잡히지도 않지요
날아갈 것 같아요
"그냥"이라고 말해보세요
더 다른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돼요
왜냐고 다그치면 냉큼
"그냥"이라고 대답해 버리세요
그러면 회색빛 그리움이란 증후군
따라오지 않아요.
그냥 바닷가에 나왔노라고
그냥 이곳에서 한움큼
세월 부스러기 집었다가 놓아도
백사장이 다 묻어주어요
그냥은 떠올려도 잘못없는 옛사랑
그냥 좋아서 그냥 좋아서
이 바다에 오지요

이혜화 시인의 <그냥>


“그냥, 그냥요”

어려운 질문에서
나를 풀려나게 해주는 말이죠.

굳이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말,
얘기하기에는 좀 사연이 길다는 것
한 번에 담고 있는 말이 “그냥, 그냥 그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