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하나는
옆 나무의 존재를 알까
나무 둘은
그 옆 나무의 그림자를 알까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면서
나무끼리는 서로를 알아줄까
마침내 여름 숲이 되어서도
나무들이 서로를 알지 못한다면
한 시절을 지나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질 때까지
서로를 기다려보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밤새 폭우가 내려서
숲속에서 서로 부딪쳐가며 우는 소리를
기다리는 것이 나을까
나무 하나가
나무 하나에게 소심하게
말 건네기까지
이사라 시인의 <나무들>
나무들도 이웃나무들의 존재를
알고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보기엔 떨어져 보이지만
땅 속에서는 긴 뿌리를 뻗어
손을 마주 잡고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