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19 (수) 장맛
저녁스케치
2018.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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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둑한 얼굴로
어른들은 일만하고
시무룩한 얼굴로
아이들은 자라지만
종일 햇볕 양지쪽에
장독대만 환했다

진정 즐거울 것도 없는
구질구질한 살림
지루한 하루하루를 어린것들은 보내지만
종일 장독대에는 햇볕만 환했다

누구는 재미가 나서 사는 건가
누구는 낙을 바라고 사는 건가
살다보니 사는 거지
그렁저렁 사는 거지

그런대로 해마다 장맛은
꿀보다 달다
누가 알 건대
그렁저렁 사는 대로 살맛도 씀씀하고
그렁저렁 사는 대로 아이들도 쓸모있고
종일 햇볕 바른 장독대에
장맛은 꿀보다 달다

박목월 시인의 <장맛>


그래요. 다들 인생이 재미있어서 사나요.
기왕지사 태어났으니 살아보는 거죠.

그런대로 살다보면
어딘가에서는 제 몫을 하게 되고
이런 삶도 나쁘지 않다 싶은 날도 올 거고...

그렇게 그렇게
작은 데서 단맛 느끼며 사는 거,
그게 인생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