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 27 (목) 비닐하우스
저녁스케치
2018.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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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서 들어간 그곳이
말할 수 없이 포근해 놀랐습니다
검고 촉촉한 밭고랑 사이로
푸른 상추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밖은 겨울
이토록 얇은 비닐일 뿐인데

겨드랑이에 땀이 났습니다

안이 너무 넓고 투명해
출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비닐 너머에
환하고 환한 빛들이 있는 것처럼

상추는 믿을 수 없이
크고 싱싱한
날개를 펄럭이며

이곳은 누구의 집인지
누구의 꿈속인지
묻지 않았고

끝없는 겨울이라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강성은 시인의 <비닐하우스>


요즘 온기충전소라고 해서
버스정류장에 근처에
비닐천막이 설치된 걸 볼 수가 있죠.

‘평소에는 이 정도로 추위가 가시겠어?’ 했지만
오늘처럼 혹독하게 추운 날은
비닐천막 안의 온기도 톡톡한 몫을 해냅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데
우리가 서로를 감싸주면
이 겨울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