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지친 사내의 흔적을 다린다
닳아진 무릎 근처에서 그의 고단을 읽고
반쯤 풀려 내린 바짓단은
한 땀 박음질의 여유도 없는 일상만큼 안쓰럽다
의지도 없이 자꾸만 구겨지는 생을 바로 잡아달라는
무언의 당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무게로
지그시 따스하게 눌러주며
조심스레 오므락 피어오르다가
허공으로 사라져가는 그의 안도를 본다
내일은 구겨지지도 않고
삶의 솔기도 터지지 않기를
기지개를 켜는 사내의 두 다리가 곧다
박미숙 시인의 <다리미질>
옷을 수선하듯이
마음도 반듯하게 다림질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소매를 펴듯 구겨진 어깨를 펴주고
너덜거리는 바짓단을 감추듯 상처를 감출 수 있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내일을 준비할 수도 있을 텐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