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생일선물로
제라늄 화분을 사놨는데
집이 좁은 탓인지
이리저리 걸리다 꽃핀 가지 하나가
그만 부러져버렸다
화분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 생활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죄스럽기도 해서
묵직한 마음이 며칠이었던가
어느날
부러진 자리에서 새잎이 난다고
아이가 소리치기에
한참을 그 새잎만 바라보았다
돌이켜보면 소용돌이 같은 상처에서 나는 자랐고
아물지 않은 흔적으로 세상에 맞서왔지만
말이 되지 못해 스스로 어두워진 상처가 지금도 용암처럼 넘쳐나와
나를 만들고 있는 것만 같았다
황규관 시인의 <상처에서 자라다>
상처는 나처럼 아픈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게 해줍니다.
상처는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더욱 단단하게 만들죠.
우리 모두는 상처에서 자라고 상처를 통해 열매 맺습니다.